파워블로거의 왜곡된 길: 콩트편
출연: 이곳에 필자 세 명(나니, 플린 그리고 루)
나니: 안토니오 신부
플린: (신학생) 바로오 학사
루: 토마스 수사
콩트는 콩트일 뿐 절대 종교를 비방하는 내용이 아닙니다.
자세히 읽을 수록 아니란 걸 아실 거예요.
<어느 수도원의 밤>
안토니오 신부의 방.
촛불을 앞에 두고 안토니오 신부는 제임스 조인스의 <율리시즈>를 읽고 있다.
늦은 시간. 바로오 학사가 노크를 한다.
안토니오 신부: 들어와요!
바로오 학사: 신부님!
안토니오 신부: 밤 늦게 안 자고 무슨 일이요?
바로오 학사: 여쭐게 있습니다. 괜찮으신지요?
안토니오 신부: 체력이 떨어지고 있지만 괜찮소. 눈치 보지 말고 들어와요.
안토니오 신부 책을 덮는다.
바로오 학사: 저 이만 수도원을 떠나고 싶습니다.
안토니오 신부: 학사님! 무슨 걱정이 있나요?
바로오 학사: 수도원이 이런 곳인줄 몰랐습니다. 신부님! 저는 그러니까 신부님! 세상과 소통하기 위해 노트북 들고 이곳으로 왔습니다.
안토니오 신부: 그런데요?
바로오 학사: 하지만 이게 뭡니까? 저는 이 답답한 공간 속에서 한시도 빠져나가지 못한 시간의 노예가 되고 말았습니다. 영화 보는 일도 지겹습니다. 미술도 이제 싫습니다. 책에서 잠시라도 한 눈을 팔면 글발 안 선다고 수사님들이 저를 얼마나 눈치를 주시는지요. 밥도 안 먹고 일할 떄도 너무 많습니다. 저는 세상과 소통하고자 이곳에 왔는데 혼자가 되어 버렸습니다.세상은 도대체 어떻게 흘러가는지 모르겠고요.
안토니오 신부: 학사님! 마음을 비워야 합니다. 사람을 만나기 위해선 우선 자신과 만나야 합니다.
바로오 학사: 아무도 저를 감시하지 않지만 무엇인가 저를 꽉 옭아매는 것 같습니다.
안토니오 신부: 오늘 트위터는 하셨는지요?
바로오 학사: 아니요.
안토니오 신부: 위드 블로그 이벤트는 뭐가 나왔는지 확인해 보셨나요?
바로오 학사: 아니요. 이젠 재미가 없습니다.
안토니와 신부: 인생은 재미가 아닙니다. 학사님은 지금 본질은 잊은 신 거 같아요. 헛된 망상에 사로잡혀 본질을 잃어버렸습니다.
처음 이 수도원에 올때의 그 맘을 잃어버린 겁니다.
바로오 학사: 그 마음이 어떤 마음이지요? 저도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안토니오 신부: 그게 뭘까요?
바로오 학사: 아무리 글을 써도 채워지지가 않습니다. 사람들은 제 글에 관심도 없습니다. 애써 멋진 글을 완성했는데 쳐다보지도 않고, 대충 썼는데 관심을 보이기도 해요. 하지만 그 관심도(입질도) 결국에는 답글 한 줄 남기지 않아요. 이번주에는 오타 지적만 두 번을 받았다고요. 애정 결핍이라 말씀하실지 모르지만 이곳은 신부님과 수사님만 가득하고, 매일 정해진 양의 포스팅과 불규칙한 식사 그리고 운동 부족, 심지어는 야동 볼 시간조차 없습니다.
안토니오 신부: 우린 누구도 야동을 보지 말라 한 적이 없습니다. 야동은 그리고 백해 무익합니다. 포스팅을 할 수도 없잖아요.
바로오 학사: 저는 도무지 모르겠습니다. 열심히 하고 있지만 제 길이 맡는지 알고 싶어요. 다들 잘 나고 성공하는 것 같은데 저만 혓바퀴를 돌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안토니오 신부: 그렇지 않습니다. 학사님! 학사님은 다른 사람의 언어로 말하고 있어요. 블로그는 자신의 언어를 찾는 공간입니다.
그 언어를 찾아야만 사람들과 만날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을 보지 마십시오. 인생의 벗은 저절로 생기지 않습니다. 무조건 이웃만 늘리려 하는 자는 이웃의 물건을 탐하는 자와 같습니다. 도둑인 거지요. 학사님은 도둑이 되기 위해 이곳에 온 것이 아닙니다. 자유로운 현자가 되기 위해 오신 겁니다. 인내하는 자만이 단 열매를 마실 수 있습니다. 취해도 죄책감에 빠지지 않고 즐길 수 있습니다.
바로오 학사: 신부님! 제가 잘 하고 있나요?
안토니와 신부: 그럼요. 잘 하고 있습니다. 직장인들도 세 달에 한번씩 사표를 쓰고 싶다 하죠. 우리라고 다르지 않습니다. 오히려 당연한 과정입니다.
바로오 학사: 신부님은 대단하세요. 늘 한결 같으세요. 최근에는 더욱더 흔들림 없이 집중하시는 것 같아요. 비결이 있으신가요?
안토니오 신부: 최근에 여자와 헤어져… (이 놈이 맞고 싶나?) 에헴. 그런데 요즘 토마스 수사님이 안 보이는데 학사님 뭐? 아는 일없으신지요?
바로오 학사: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어제도 담을 타시고 마을로 내려가신 것을 보았습니다. 소문에 듣자 하니 밤마다 당구장에 가신 다는 말이 있습니다. 꼭 받아야 할 돈이 있다면서요. 자주 어울리는 자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토마스 수사님이 원래 사회에서 인기가 있으셨다고 들었습니다. 며칠전에는 노래방에서 여자랑 나온 모습을 본 적도 있다고…
안토니와 신부: 걱정입니다.우리의 기도가 부족한 탓이죠.
바로오 학사: 정말 그럴까요?
안토니오 신부: 네. 그럼요. 우리가 더 기도해야 합니다.
바로오 학사: 제가 보기에 토마스 수사님은 에너지가 넘치시는 분 같아요. 사회에서도 이 일 저 일 가리지 않고 경험하시고 호기심도 참 많은 분 같습니다. 수도원에 들어오기 전에는 팔도를 떠돌며 사진을 찍었다고도 들었습니다.
안토니오 신부: 맞아요. 하지만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닙니다. 인간은 보이는 것에 의존하고 살아요. 블로그에서도 마찬가지죠. 이미지가 없으면 사람들은 관심을 갖지 않죠. 하지만 본질은 보이지 않는 것에 있어요. 토마스 수사는 아직도 속세를 버리지 못했어요. 하지만 걱정은 안합니다. 다 일시적인 일이겠죠. 보이는 것이 우릴 현혹하나 우리는 이겨낼 것입니다.
바로오 학사: 신부님! 제가 이런 말은 안하려고 했는데, 토마스 수사님에게 숨겨둔 딸이 있다고도….
안토니오 신부: 학사님! 학사님은 아직 멀었습니다. 그렇게 입이 가벼워서 어디 좋은 블로거로 세상에 나갈 수 있겠습니까. 부끄러운 줄 아십시오. 아직도 수련이 부족한 거 같습니다. 당장 싸이 탈퇴하고 지금 즉시 방으로 가셔서 트위터에서 following 100개 추가 하고 글 남기십시오. 그리고 잠에서 깨어나자 마자 음악 리뷰 하나 쓰세요. 그리고 난 다음에는 다음 베스트뷰 탑 5 중 하나를 골라 다 외우도록 하세요. 검사하겠습니다.
바로오 학사: 신부님! 제발
안토니오 신부: 아니면 침묵 수행하시겠습니까?
바로오 학사: 아닙니다.
안토니오 신부: 이곳은 신성한 성지입니다. 학사님! 그런 나약하고 병든 입술로는 안됩니다. 학사의 자격조차 없습니다. 그리고 내일 토마스 수사를 보면 정오에 내 방으로 오라고 하세요.
바로오 학사: 네.
안토니오 신부: 피곤하네요. 이만 가서 쉬면서 마음을 비우세요. 우리는 보이는 것이 아닌 미지의 것을, 보이지 않는 것을 향해 나아가는 존재들입니다.
그날 안토니오 신부는 침대로 몸을 옮기던 중, (떡)실신했다. 원인은 피로였다.














이거 완전 웃긴데?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