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이 사라지면 너에게 갈게: 렛미인(let the right one in)
“넌 마음으로 사람을 죽이지? 난 살기위해 사람을 죽여”
눈으로 가득했지만 그건 온통 슬픔이었습니다.
LET THE RIGHT ONE IN(원제:Lat Den Ratte Komma In, 2008)
토마스 알프레드슨 감독
스웨덴 영화 (겨울 동화)
배우: 카레 헤레브란트(오스칼), 리나 레안데르손(이엘리)
돌이켜보면 극장을 나오며 등골이 오싹했던 건 겨울날의 추위 때문이 아닌 차가운 슬픔 때문이었습니다.
“나는 너다”
영화 <렛미인>은 스산한 겨울 거리를 걷는 나를 작고 작게만 만드는 영화였습니다. 이 영화에 대한 감상을 쓰려는 데 자꾸 망설이게 됩니다.
영화를 통해 상처를 받은 적이 있으신지요? 그녀는 왠지 상처받은 것도 같습니다. 자신도 모르게 타인의 삶 때문에 작게 요동치며 트라우마가 생긴 듯합니다.운명적으로 슬픈 인생이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들이 어리다고 인생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었습니다. 조금도 너그럽지 않았던 삶이었기에 그들은 본능적으로 자신의 가혹하고 외로운 운명을 알았습니다.
“빛이 사라지면 너에게 갈게”
오스칼은 소녀의 말이 처음에는 그게 무슨 말인지 모릅니다. 이 동화는 아름다움을 보여주지 않습니다. 오히려 감추기에 급급합니다. 낭만적인 사랑의 장면도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들의 단조로운 일상을 반복하며 조금씩 가까워질 뿐입니다. 하지만 숙명적인 사랑이 있습니다.나이를 초월한 사랑 말입니다. 처음에 그런 숙명조차도 가르쳐 주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마법처럼 극장을 빠져나가, 그러니까 소년과 소녀의 삶에서 멀어질수록 아득해질수록 그들을 그리워하고 슬퍼하게 만듭니다.
소년의 삶은 어찌나 가혹한가요? 단순한 놀림을 당했다 말할지 모르겠으나 오스칼은 칼을 품고 다니며 매일 마음 속에서 복수를 했습니다. 웃으려 해도 쉽게 웃을 수 없게 만드는 삶. 소녀 이엘리는 죽음도 삶도 아닌, 여자도 남자도 아닌 아이도 어른도 아닌 뱀파이어의 삶을 살아갑니다.소년은 소녀가 뱀파이어인 것을 외면합니다.하지만 이미 자신에게는 소녀밖에 없는 상태가 됩니다. 어느날 소녀는 그의 문에 노크를 하고 초대를 요청합니다. 소년은 뱀파이어인 소녀가 원망스러워 집에는 들어오돼 초대를 하지는 않습니다. 집으로 돌아온 소녀는 온 몸을 떨며 소년을 노려봅니다. 귀에서 등에서 눈에서 입에서 피가 흘러나옵니다. 초대받지 않으면 존재할 수 없는 저주! 소년은 소녀를 안으며 그 마법을 풀어줍니다.
“너를 초대해. 너를 초대할게.”
소년 오스칼의 첫 키스는 창백한 얼굴의 소녀 이엘리입니다.소년의 떨리는 심장이 입술을 만납니다. 그런데 그 입술에, 태어나서 처음으로 사랑하는 존재와 맞닿는 입술에 피가 잔뜩 묻어 있습니다. 피의 키스를 나눈 오스칼은 그때도 자신의 운명을 몰랐습니다.
둘의 영원한 여행을! 처음에는 이엘리의 아버지란 존재에 대해 아무 것도 몰랐습니다. 그저 미친 사람으로만 보였습니다. 하지만 기차가 겨울의 등판을 달리는 풍경을 마지막으로 뒤로 하고 집으로 돌아오며 이엘리의 아버지, 주름이 가득하고 상처로 그을리고 침묵에 빠진 얼굴이, 하지만 연민이 남아 있는 얼굴이, 이엘리를 그윽히 바라보는 표정이 떠올라서 잠시 숨이 벅차 올랐습니다. 지금은 그 표정이 무엇인지, 왜 자신의 마지막을 이엘리에게 바쳤는지 알 것만 같습니다.지독하도록 잔인한 영화입니다. 만나지 말아야 할 운명이라고, 사랑이라고 감히 말할 수 없어 슬펐습니다.
잔혹함은 숨기지 않고 아름다움은 숨긴 영화. 세상에 대한 동정조차 없던 영화. 가장 차가운 동화
가위손의 쓸쓸한 고독도 인어공주의 거품으로 변한 안타까운 슬픔도 이렇게 차갑지는 않았습니다. 혼자 간직하고 누구에게도 이 영화를 추천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Låt den rätte komma in (2008)
Cast: Kåre Hedebrant, Lina Leandersson, Per Ragnar
Director: Tomas Alfredson
Genre: thriller, romance, horror
Tomas Alfredson's "Let The Right One In" is an original, dark, twisted
and gory horror fantasy, one of those special films that are hard to
classify. Not merely an exercise in style, …
- 주요정보는 영문에는 Wikipedia링크가, 한글에는 한글정보링크가 걸려있습니다.
- 전에 써둔 글을 다시 정리하고 있습니다.
- <렛미인>의 원작 소설이 드디어 국내 번역 출간(문학동네)됩니다. 7월 29일에는 출판 기념 특별 상영회가 잇습니다. (씨네큐브 광화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