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하는 오케스트라맨, 롤랜드 커크

음악에 대한 정보를 얻을 때 믿음직한 평론가나 유명 칼럼니스트의 글에서 발견하거나 잡지의 공연 정보나 기획기사로 접할 경우도 있고, 텔레비전 프로그램에서 발견할 때도  있지만 가장 즐거운 것이 책에서 발견하는 기쁨이 그중 가장 큰 보람과 기쁨이다.
특히나 음악에 관련된 책이 아니라 소설이라면 그 기쁨은 따따봉이다.

이사카 코타로 소설 <중력 삐에로> 완독은 내게 롤랜드 커크라는 괴짜 음악가에 대한 호기심으로 이어졌다. 뭔가가 의심의 흐름을 이끌고 있는 것만 같다. 고로 나는 순응하며 롤랜드 커크를 찾아본다.


목에 매달린 오케스트라, 롤랜드 커크

최근 산 음반이 오넷 콜맨의 음반이다. 그리고 이번에는 롤랜드 커크이다. 나는 아마도 영감을 위해 바흐의 평균율을 찾기도 하지만 복잡한 마음의 탈출구로 프리재즈를 찾는 것만 같다.

One Man Jazz Band

프리재즈하면 그 연주자들의 영혼이 자유롭기 때문에 가능한 음악이라 여겨진다. 그런데 그 중에서도 롤랜드 커크는 너무나 자유로와 무엇이든 프리재즈가 된다. 프리재즈를 하려고 취사선택해 정진하는 게 아니라 단지 그의 자유로운 영혼 때문에 뿜어내는 외침, 그것이 프리재즈가 된다.

더 엄밀히 들어간다면 그건 장르로 규정지을 수 없는 롤랜드 커크의 세계일 뿐이다.

두 살때 눈을 실명한 장애를 가지고 있지만 그는 앞 못보는 장애인이지만 누구에게나 활력과 열정, 영감으로 충만한  괴짜 음악가로 기억되는 사나이.
꿈에서 본 강렬한 이미지(코끼리가 목에 주렁주렁 매달고 있었는지, 본인 자신이 목에 주렁주렁 매달고 있었는지 기억이 안난다. ㅜㅜ) 운명으로 받아들여 그때부터 목에 악기를 열매처럼  매달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는 그러니까 재즈의 노래하는 거목이다.

그뒤로 색소폰과 플룻, nose 플룻(코로 부는 플룻), 각종 피리와 혼들이 그의 목에 걸려 흔들린다.  한 곡 내에서도 여러 개의 악기를 교대로 교대로 분다. 심지어는 한 입에 색소폰 세 개를 물고 불어대기도 한다. 글로만 그를 이해하면 연주가 아니라 차력이다.  그 힘과 에너지, 생각할 수록 오싹하다.

그는 듀크 엘링턴을 유독 흠모했다고 한다. 그러다보니 그의 화려한 오케스트라 재즈를 부러워하지 않을 수 없었을 터. 돈도 여건도 그렇다보니, 그리고 괴상한 꿈까지 꾸고 나니 고민할 일이 없었단다. 자기 자신을 오케스트라 혹은 브라스 밴드로 만들어 버렸다.피아노와 드럼, 더블베이스만 옆에서 도와주면 그만이었다. 나머지는 그의 영혼이 알아서 채워가면 그만이다.

기인에 속하는 베이스 연주자 찰스 밍거스마저 혀를 내두를 정도였으니… 게임 오버랄까!


하지만 그를 이해할 때 이런 괴상한 연주스타일만을 강조해서는 안되겠다. 중요한 건 그가 우리에게 들려주는 소울풀한 연주이다.

그의 영혼은 누구보다 자유롭고, 그 독특한 내면의 울림은 사람들을 묘한 희열의 지점으로 인도한다.첫인상은 힘과 유쾌함, 색소폰과 활력으로 다가왔지만, 내가 매료된 지점은 그의 흐느끼는 플룻이었다. 플룻으로 이야기를 한다. 한 남자가 쓸쓸히 골목길을 걸어가는 것만 같다. 연주가 아닌 한 남자의 깊은 호흡이 흘러나온다.

코와 입으로 동시에 들려주는 생생한 고백, 그것이 커크 같다

<lover man>을 한 곡 골라본다.

사랑을 끝낸 남자의 쓸쓸한 뒷모습이 보였던 음악.

posted by Pl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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