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IDF 일문 일답!
끊임없이 올라오는 나니상의 영화 리뷰를 보고 감탄을 넘어 경악했기에 이렇게 인터뷰자리를 마련합니다.
이미 저(플린)보다 빠르게 후일담을 썼기에 좀 맥이 빠지지만 그가 지적하지 않은 부분이 있다면 조금 더 탐구해 보겠습니다.
광기에 가까운 포스팅에 경의를 표하면 그의 치열한 의식을 좇고자 합니다. 분명 뭔가 건질게 있을 듯합니다.
1) 올해 베니스 영화제 기사를 보니 이스라엘 감독들이 두각을 보이며 반전 메시지가 강한 작품들을 선보였다고 합니다.
이번 EIDF 역시 흐름에 발 맞추어 반전 메시지나 정치적 입장을 담은 영화들이 많이 보여졌는지요?
아니면 어떤 색채가 두드렸는지 언급해 주시죠?
answer : 각진 질문이군요! 맞아요, 이번 영화제에서는 유독 전쟁이나 재난에 관한 다큐가 많았답니다.
정치적인 이야기도 많았구요.
‘페스티벌 초이스’의 <가자-스데롯 전쟁 전의 기록>이나 <원 맨 빌리지> 등이 이스라엘과 관련된 작품이겠네요.
그 밖에도 버마의 이야기를 다룬 <버마 VJ>나 칠레의 <죽은 자와의 약속 – 아리엘 도르프만의 망명일기>,
미국에 대한 <나는 경제저격수>였다 등 세계각지의 정치지형을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답니다.
작고 소소한 이야기보다는 큰 밑그림을 그리는 작품들이 많았다고 할 수 있겟네요.
2) 현재 다큐 작가들의 고민이 어디에 있다고 보시나요? 소재가 다양해도 보는 관점이나 태도의 유사성이 읽히지는 않았나요?
answer : 다큐 작가들의 고민은 늘 한 곳에 있죠. 결국 살아가는 이야기가 아닌가요.
그렇기에 다양한 이야기라지만 접근에서는 유사한 작품들이 많았어요.
유독 우울한 일이 많았던 2008년, 2009년이었던만큼 새로운 희망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특히 미술가의 소박한 삶을 다루었던 <앞산전>이나 <이름 없는 삶>도 이색적이었구요,
<하늘과 땅 사이>, <소년야구단>, <나의 앙투안> 등 소년들의 순수한 꿈을 다룬 작품들도 눈에 많이 띄였습니다.
광고로 압축되는, 끊임없이 소유욕을 부추기는 문명에 대한 피곤함이 담겨있다고도 할 수 있겠네요.
3) 지나치게 섹션이 많은 건 아닐까 했습니다. 섹션을 줄이고 집중해도 좋을 것 같네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방송의 특성상, 골라보기 보다는 주어진 시간의 배열대로 보기에 섹션은 큰 의미로 다가오지 않아서요.
answer : 사실 섹션의 의미는 그냥 프로그램 선정 상의 문제겠지요.
저도 그렇지만 보는 사람들이야 뭐 그런 것까지 고민하면서 보는 게 아니니깐요.
카테고리화하고 일관성을 유지한다는 차원에서는 충분히 의의를 찾을 수 있겠지만, 다소 욕심이 과했지 않았나 싶어요.
앞선 글에서 말했듯이 ‘아름다운 단편’과 같은 경우는 절반 넘게 재탕이었다는 점에서 별로 의미가 없었지요.
게다가 방영 전에 작품제목에 대한 언급 없이 섹션제목만을 이야기한 건 다소 혼란스러웠어요.
이것도 고쳐가야할 점이 아닐까 싶네요.
4) 특별히 한 번 더 언급하고 싶은 감독이나, 작품이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많은 작품 중에서 유독 기억에 남는 작품이 있을 듯 합니다.
베스트를 뽑아 달라는 말은 아니지만 특별히 언급해 주셨으면 합니다.
answer : 이런 거 좋지 않아요! ㅎㅎ
글쎄요… 다 좋았지만, 힘든 상황에서도 비디오카메라를 놓지 않았던 <버마 VJ>를 일단 꼽고 싶네요.
19년간의 바람이 무산되는 허무함 앞에서 ‘그래도 해야 되는 게 있다’는 말이 가슴에 정말 와닿았어요.
이미 알고 있는 버마의 역사가 거짓말이었으면 하고 바랬답니다.
그리고 또 하나 특별히 꼽는다면 <나의 앙투안>을 빼놓을 수 없겠네요.
시각장애인 소년이 아무런 편견이나 차별 없이 일반인들과 함께 어울리는 장면이 인상적이었어요.
앙투안의 특별한 언어도 매력적이었지만, 무엇보다도 서로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게 부러웠네요 ㅎㅎ
5) 국내 작가들의 작품이 얼마나 소개됐는지 모르겠네요. 접한 작품이 있다면 소개 부탁드려요. 세계 다큐의 지표 속에 우리는 어떤가요?
answer : 지난 글에서도 썼듯이 고작 3편이었죠.
그나마 3편 중의 <앞산전>은 사실 ‘다큐, 예술을 열다’ 프로그램에 더 잘 맞을 거 같구요.
<신의 아이들>도 재탕인데다가, 인도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었구요.
<우린 액션배우다>도 뭐 이미 유명한 독립영화죠.
‘아름다운 단편’의 <리터니>가 그나마 국내얘기가 조금 들어간 작품이었구요.
EIDF2008에서도 국내 작품은 <신의 아이들> 밖에 없었다는 건 유감스러운 점이었죠.
‘한국 독립 다큐전’ 프로그램까지 생긴 올해는 좀 기대를 했었는데, 또 한 번 아쉬움만을 남겼네요.
EIDF 지원프로그램에서 국내감독이 수상을 했으니 내년엔 아주 조금 더 기대를 해봐도 되지 않을까 싶어요.
여전히 지원이 아쉬운 부분이예요. 열정만으로 꿈 꿀 수 있는 사람이 적어진다는 건 조금 우울한 부분이죠.
6) 올해 EIDF에 대한 비교적 강한 비판을 하셨는데요. 그래도 이 영화제가 다양한 영화제 속에서 가지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가치가 어떻게 다가오는지 언급해 주시고요. 앞으로 바램이 있다면 짧게 나마…
answer : 강했나요? ㅎㅎ 저는 정작 소프트하다고 생각했는데요 ㅋㅋ
<여성영화제>나 <인권영화제>, <환경영화제> 등등 많은 영화제들도 의미가 있지만,
EIDF는 지금 현재의 모습을 기록하는 영화제이기에 더욱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EIDF가 남기는 기록들은 개인의 역사이자, 또 크게는 지구의 역사의 한 장면들이죠.
온고이지신이라는 말도 있듯이 다큐멘터리는 좀 더 좋은 삶을 위한 노력인 거 같아요.
바람이라면 역시 새로운 작품을 발굴하는 데에 적극적이었으면 좋겠다는 거죠.
올해 영화제는 이미 한 것들에 너무 의존하고 있어서 아쉬웠어요.
7) 베르너 헤이조크를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요?
answer : 괴짜들의 옹호자이죠. 아마 리뷰에서도 썼던 거 같아요.
흔히 사람들이 미쳤다는 사람들만 찾아다니는 감독이죠 ㅋㅋ
베르너 헤어조크의 네러티브는 항상 일정한 흐름이 있어요.
처음에는 세상의 편견이 가득한 호기심으로 시작하지만,
누구도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그 속의 이야기들을 따라가며 관점의 변화가 일어나죠.
섣불리 결론짓지 않고, 오직 영상만으로 관객에게 판단을 남기는 결말도 참 인상적이예요.
한 눈에 주는 첫인상과 빠른 판단이 중요한 시대와는 정반대에 있다고도 말할 수 있겠네요 ㅎㅎ
끝으로 EIDF가 나니씨에 남긴 게 있다면요….
answer : 무엇보다도 피로를 남겼죠 ㅋㅋㅋ
한의원에 가서 부황이라도 떠야 될 것 같아요. 안 그래도 어깨가 무거운데 격심해졌네요 ㅎㅎ
그리고 세상을 바꾸는 건, 단 한 번의 대화나 단 한 번의 식사로 충분하다고 생각하게 되었어요.
우리는 아는 사람들에게는 약하잖아요? ㅎㅎ
인맥을 6번만 거치면 세상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다고 했던 연구결과처럼
지구는 넓은 듯 하면서도 별로 그리 넓지도 않은 것 같아요.
서로 좀 더 이해하고 도와주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성실한 답변 감사합니다. 이 영화제에 후유증으로 한방 치료까지 병행하시지 않길 바라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