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대학가요제에 대한 한마디

AK대학가요제에 대한 기억은 나에게는 전유나의 ‘사랑이라는건’이란 노래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지나간 노래지만 누구나 공감하는 높은음자리의 ‘저 바다에 누워’와 무한궤도의 “그대에게” 역시 대학가요제하면 제일 먼저 떠오른다. 하지만 요 몇년간 계속되는 심사판정시비와 표절시비는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고 있다.

2006년 대학가요제를 보았던 사람이라면 뮤즈그레인이란 팀을 기억하는 사람이 꽤 될것이다.  당시 제일 마지막팀으로 나와 “into the rain”이란 노래를 불렀던 독특한 악기들의 화음과 특이한 보컬의 목소리, 상당한 가창력, 의미있는 가사까지 네티즌의 폭발적인 호응을 얻었지만 단 하나의 상도 타지 못하면서 심사위원의 불공정의혹과 대상팀이었던 ‘JJMP’에 비난의 악플이 넘쳤었던 일이 있었다. 지금 뮤즈그레인은 22일날 싱글앨범이 발매되었다는 반가운 소식도 들려온다.

그리고 2007년에는 역시 마지막 팀인 여성 10인조 레게그룹 B2의 ‘Y’란 곡이 표절이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었다. 표절시비곡은 쿤타 앤 뉴올리언스의 ‘홀딩 온’인데 쿤타측에서도 표절은 아니라고 확실히 언급해서 표절에 대한 문제는 없었지만 자꾸 불거져나오는 표절시비에 문제제기가 되었다.

이렇듯 창작의 장인 대학가요제에서 표절시비와 판정시비가 나온다는 것은 그만큼 많이 변했다고 보아도 무리가 없을듯 하다. 예전 높은음자리나 전유나가 나오던 시절의 대학가요제를 생각해보면 뭐랄까 정말 대학생같다는 느낌이라고 할까? 완성되지 않았지만 개성있고 매력적인 팀이 참 많이 있었다. 하지만 요즘 대학가요제의 노래들을 들어보면 상당부분 트랜디한 곡이나 리듬이 등장하는 것 같다.

지금은 폐지된 강변가요제는 만 17세 이상의 학력제한이 없는  넓은 입구에 상당한 실력의 가수들이 많이 배출되었다. 가요제의 양대산맥인 이 두 가요제중 하나를 고르라고 한다면 당연 나는 강변가요제를 뽑을 것이다. 대학가요제의 신선함과 개성이 요구되었지만 강변가요제에서는 실력만이 수상의 길이었기 때문이다. 이상은의 ‘담다디’가 대상을 받을때 그녀가 수상소감에서 지금 제일 생각나는 사람이 누구냐는 질문에 ‘마이클잭슨’이라고 말했던 에피소드도 기억이 나고 동그란 안경에 파마머리를 하고온 이선희가 노래를 불렀을때의 감동은 어린시절 나에게 정말 커다란 충격이었고 꼭 저 무대에 서보고 싶다는 꿈을 갖게 했었다. 결국 나는 지금 카메라를 들었지만 아직도 노래를 부르는 것이  너무 좋아 노래방에서 아침해를 보고 나올때가 간혹있다.

200909260047579979105a_2잠시 딴이야기로 빠진 것 같은데 다시 대학가요제의 이야기로 돌아가서 올해 2009년 인천대학교에서 열린 대학가요제에서는 대상을 탄 이대나온여자의 ‘군계무학’이 논란의 중심이 되었다. 이 노래가 리쌍의 ‘광대’와 누벨 바그의 ‘This Is Not a Love Song’과 비슷하다는 표절시비에 휘말렸는데 우선 개인적 처음 노래를 들을때 광대가 생각난 것은 분명합니다. 리쌍과 누벨바그의 비슷한 것은 리쌍이 광대를 만들때 누벨바그의 음악을 샘플링 했다는 점을 리쌍측에서 밝혔던 사실이니 문제될 것이 없다. 이번 군계무학같은 경우는 창작곡만이 가능한 대학가요제에 너무 비슷한 리듬라인이 문제가 되는 것이니 아무래도 대상을 수상한 이대나온여자팀은 조치가 취해지긴 할것같다. 다만 자존심있는 아티스트의 입장에서 표절곡을 들고 나오진 않았을거라 믿는다. 그들의 가사를 들으면 그렇게 믿고 싶다.

이들이 다른팀들과 비교해서 분명히 두드러진것은 그들의 가사이다. 멜로디를 제외한 패션과 가사는 분명 대학가요제의 느낌이었다. 제목부터 군계일학을 요구하는 사회를 비판하는 군계무학이라 지은것과 팀명 또한 이대나온여자라고 지었는데 처음 팀명을 들을때는 ‘뭐야? 그래서 잘났다고?”하는 약간의 엘리트 알레르기성 반응이 나왔지만 가사를 듣고 팀명을 이대나온여자라고 지은 이유를 알것 같았다.

실종 전단지실종된 개성을 찾습니다 나이는 모릅니다, 강요된 똑같은 삶을 살지 말자,  꿈을 현실과 바꾸지 말자, 손때 묻은 토익책 움켜쥐고 오늘도 쓴다 망할 자소서.

사실 직설적으로 비판하는 군계무학의 가사를 보면 약간 인디스런 느낌이 나기도 하지만 요즘 너무 은유적인 표현에 길들여져 있어서인지 직설적인 가사에 왠지 호감이 갔다. 이런 사회비판적인 가사가 대학가요제에서 대상을 받는 다는 것이 참 달라졌다는 느낌도 든다. 과거 강변가요제에서 대상을 받았던 이선희가 불렀던 ‘아름다운 강산’이 지금 생각해보면 과연 그녀가 부르고 싶었던 노래인가 싶은 생각이 든다. 그때 과연 이런 노래가 나왔다면 아마 바로 금지곡이 되었을 것이다. 혹시 또 모른다. 이번 정권이 좀 거시기해서 이대나온여자의 군계무학같은 경우도 방송금지되고 할지?

이렇게 멋진 가사를 만드는 팀이 표절시비에 걸려 마음이 아프다. 이들의 가능성을 볼때 좋은 멜로디만 이어진다면 앞으로 멋진 노래들을 우리에게 들려줄 수 있을것 같지 않습니까? 앞으로 이번 노래의 표절시비가 어떻게 결말이 날지 모르지만 참가자도 심사위원들도 논란의 여지가 있다면 자존심을 생각하면서 창작과 심사에 임해야할 것이다.

이대나온여자이야기가 요즘 워낙 논란이 되다보니 이번 대학가요제에 대한 이야기가 이팀의 이야기만 있는 것같아서 다른 팀에 대해서도 약간의 코멘트를 해봐야겠다.

기억에 남는 팀이 몇개있는데 네번째 팀인 폴라로이드의 ‘Fall in You’’는 멜로디는 맘에 들었지만 보컬의 목소리가 사실 감미로운 재즈보다는 약간 더 파워풀한 노래에 맞지않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일곱번째 참가자인 유선준의 ‘없어’는 가장 맘에 드는 곡중에 한곡이었다. 마치 넬의 목소리처럼 부드러운 미성과 좋은 멜로디였는데 아쉽다.
그리고 가장 눈에 띄는 팀은 아홉번째팀인 유니콘밴드의 “꿈으로 간다”였다. 주주클럽의 노래를 듣는듯한 느낌과 특히 커피 커피하는 부분은 정말..최고!   금상을 받은 황유정씨의 ‘아프리칸 찰리’는 금상을 받을 만한 곡이라고 생각한다. 노래도 멋지고 특히 음색이 정말 맑은 느낌이다. 게스트들을 살펴보면 이제는 정말 교주의 포스가 느껴지는 장기하와 얼굴들, SG워너비와 다비치, 싸이,오빠밴드가 나왔는데 이들중에 오빠밴드의 등장이 제일 좋았던 것 같다. 신동엽씨도 말했지만 분명 어린시절 한번쯤 꿈꿔보던 무대에 선 그들이 부럽게 느껴지더군. 아직 미숙한 연주와 불협화음이 존재하지만 멋지게 보였다. 나에게도 이런 무대에 설수 있는 기회가 된다면 시청자들에게는 민폐이겠지만 꼭 나가보고 싶을만큼 연주하는 그들이 즐거워보였다. 요즘 버라이어티는 오락적 코믹적 콩트나 토크가 아니라 천하무적 야구단이나 오빠밴드처럼 나도 해보고 싶다는 욕구를 자극시키는 것 같다. 부럽다….^^

전체적으로 락, 재즈, 포크, 트로트 등 다양한 음악이 선보인 이번 대학가요제에서 예년에 비해 눈에 확 띄는 팀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몇년전 Ex의 ‘잘부탁드립니다’ 정도는 나와줄줄알았는데….

내년의 대학가요제는 과연 어떤 곡이 노브레인의 ‘이성우’씨말처럼 따귀를 때려줄지 의문이다. 올해처럼 표절시비같은 문제없이 정말 새로운 대학생들의 음악을 들을수 있었으면 좋겠다. 개인적인 바램으로 이대나온여자가 별 무리없이 음악활동을 할수 있길 ………..



주요관련링크

이대나온여자 음악듣기
유니콘밴드 음악듣기
황유정 음악듣기
유선준 음악듣기
뮤즈그레인의 into the rain
Ex – 잘 부탁드립니다 (2005 대학가요제 대상)
Nouvelle Vague – This Is Not A Love Song
리쌍 – 광대 leessang

2009 대학가요제 홈페이지

posted by L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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