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기

소나기
그때 비가 와서 좋았습니다.
하필 그때 비가 와서 좋았습니다.
헤어지는 걸 견딜 수 없었는데 비가 와서 좋았습니다.
당신이 없을 때 비가 와서 좋았습니다.
당신이 그 우산을 가져가 버려 좋았습니다.
나를 영원히 가려줄 것만 같던 우산을
당신은 가져 갔습니다.
비 때문에 아픈 거라고 말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비라는 게 다시는 내리지 않을 것만 같은 날
비가 와서 좋았습니다.
비로소 꿈에서 깨어났고
비를 흠뻑 맞아
눈물이 나지 않아도 자신을 용서할 수 있었습니다.
posted by Plin











